주식으론 성에 안 찬다…자산가들, 부동산 PF·비상장사에 ‘직접 투자’ 몰린다
서론: 불확실한 주식시장, 자산가들의 선택은 '직접투자'
주식시장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고액자산가들의 관심은 이미 다른 곳으로 향하고 있다. 변동성이 커진 증시, 금리 고착화, 고평가 논란 속에서 자산가들은 더 이상 주식만으로는 자산 증식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 이에 따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비상장 기업 투자 등 보다 직접적이고 공격적인 투자처로 눈을 돌리는 모습이 뚜렷해지고 있다.
최근 금융권 및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자산가들 사이에서 ‘직접 투자를 통한 리스크 테이킹’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단순한 배당·시세차익을 넘어, 개발 수익 또는 기업 가치 상승에 따른 자본 차익을 노리는 전략이다. 이는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확실한 ‘엑시트(회수)’ 시나리오가 확보된 투자 건에 자금을 집중 투입하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본론: 부동산 PF·비상장 투자에 왜 몰리나?
부동산 PF는 고위험 고수익 투자다. 대형 건설사나 디벨로퍼가 시행사와 함께 주거·상업시설을 개발할 때, 초기 자금을 대는 방식이다. 과거에는 금융기관 중심의 자금 조달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자산가들이 직접 시행사에 투자하거나 구조화된 PF 상품에 참여하면서 수익을 공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평균 연 수익률 8~15% 수준의 수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대안이 되고 있다.
물론 PF 투자는 위험이 크다. 분양이 저조하거나 인허가 지연, 금융비용 증가 등의 리스크가 존재하지만, 자산가들은 이를 상쇄하기 위해 우량 부지나 진행률이 높은 프로젝트에 선별 투자하는 방식으로 접근 중이다. 특히 최근에는 수도권 외곽의 물류센터, 데이터센터, 대형 리테일 복합개발 등 틈새 자산군으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비상장사 투자는 보다 전략적인 선택이다. 스타트업에 대한 벤처 투자보다는, 일정 수준 이상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확보한 ‘프리IPO’ 단계 기업이나, 장외시장 유망주에 대한 지분 인수 형태가 많다. 일부 자산가는 PE(사모펀드)나 VC(벤처캐피탈) 펀드에 간접 참여하기보다는, 직접 경영권 없는 소수 지분을 확보해 지분가치 상승을 노리는 '클럽딜(공동 투자)' 방식에도 적극적이다.
결론: 고위험, 고지능 전략으로의 진화
이 같은 흐름은 단순히 자산가들의 '모험적 성향'에서 기인한 것이 아니다. 이들은 통상적으로 고도화된 재무설계, 리스크 분석 시스템, 전문 인력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리스크를 통제하고 있다. 특히 과거에는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을 통해 간접 투자에 머물렀다면, 최근에는 개인 단위 혹은 패밀리오피스를 통한 직접 딜 구조화 능력이 강화된 것도 배경 중 하나다.
또한, 부동산 PF나 비상장 지분은 일정 수준의 ‘비유동성 프리미엄’을 전제로 고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기 자금 운용이 가능한 자산가들에게는 매력적이다. 특히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상존하는 시대에, 실물 기반 자산 혹은 고성장 기업 지분 확보는 자산 방어 이상의 전략적 수단으로 부각되고 있다.
결국 자산가들의 ‘주식 너머’ 투자는 단순한 투자처 이동이 아닌, 구조적 자산 운용 전략의 진화라고 볼 수 있다. 이들은 이미 ‘성장 이전에 선점’하는 방식으로, 수익률이 아닌 지배력과 시장 주도권까지 고려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향후 국내 시장에서도 이 같은 초고액자산가들의 투자 성향이 일반 고액자산가나 기관 투자자들에게까지 파급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