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고용률, 14개월 연속 하락…'일자리 절벽'에 갇힌 청춘들
서론: 멈춘 청년 고용의 시계, 반복되는 경고등
청년 고용의 위기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15~29세 청년층의 고용률이 무려 14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습니다. 이는 2023년 5월 이후 단 한 번도 반등하지 못했다는 뜻으로, 과거 금융위기나 코로나 팬데믹 때보다도 길고 깊은 고용 부진입니다.
전반적인 고용지표는 인구 고령화 등으로 인해 다소 개선된 듯 보이지만, 청년층만 놓고 보면 실상이 다릅니다. 취업자 수는 감소하고 있고, 특히 제조업, 건설업, 금융업 등 전통적 양질의 일자리가 줄면서 청년층의 체감은 더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일자리의 질적 하락도 동반되며 ‘아르바이트·단기직에 내몰리는 청년’이라는 구조적 문제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본론: 왜 청년 일자리는 계속 줄어드는가
청년 고용률 하락의 주요 원인은 경기 둔화와 산업 구조 변화, 그리고 정부 정책의 미흡으로 분석됩니다. 우선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줄이고 있고, 특히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이 고용을 축소하거나 연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기업도 기존 인력 감축이나 자동화에 집중하면서 신입 채용 여력은 줄고 있는 추세입니다.
둘째, 4차 산업혁명과 AI 전환은 중장기적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가능성도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기존 일자리를 대체하는 성격이 강해 청년 고용시장에 혼란을 주고 있습니다. 예컨대 콜센터, 사무보조, 단순 회계 같은 직무는 빠르게 자동화되고 있으며, 신규 채용 수요도 감소세입니다.
셋째, 정책적 대응의 한계도 지적됩니다. 청년 일자리 대책으로 추진된 청년내일채움공제,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 등은 효과가 제한적이었으며, 실질적이고 지속가능한 민간 일자리 창출과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입니다. 또한 최근 논의되는 최저임금 인상이나 근로시간 개편 등의 변화는 중소기업의 부담을 가중시켜 채용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와 함께 학력 인플레이션과 취업 준비 장기화도 청년 고용률을 낮추는 요인입니다. 스펙을 쌓기 위한 대학원 진학, 자격증 취득 준비 등으로 노동시장에 진입하지 않는 청년이 많아지면서 ‘비경제활동인구’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취업 포기자, 니트(NEET)족 문제는 고용률 지표의 이면에 숨겨진 심각한 구조적 신호입니다.
결론: 청년 일자리는 곧 국가의 미래
청년 고용은 단지 통계 수치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는 국가의 생산성과 지속 가능성, 더 나아가 사회 통합의 기반과 직결되는 중대한 사안입니다. 청년이 일자리를 얻지 못하면, 결혼과 출산은 물론 자산 형성, 소비 여력까지 제약을 받아 전 사회적 악순환이 발생합니다. 실제로 최근 청년 1인 가구의 우울감, 고립감이 급증하는 것도 고용 문제와 밀접히 연관돼 있습니다.
정부는 고용지표 개선을 위한 땜질식 처방이 아니라, 산업 구조와 노동시장 전반을 혁신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디지털·친환경 전환 산업에서의 청년 수요를 키우는 한편, 고용 유연성 강화와 사회안전망 확대가 병행돼야 합니다. 대학교육과 직무 간의 괴리를 해소하기 위한 실무형 교육 개편도 시급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청년이 일할 수 있는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입니다. 민간기업의 자발적인 청년 채용을 유도하기 위한 세제 혜택, 규제 완화, 기술창업 지원 등이 종합적으로 추진돼야 합니다. 일자리 없는 성장, 고용 없는 혁신은 청년세대의 미래를 앗아가고, 궁극적으로는 국가 경쟁력 자체를 약화시킬 수 있습니다.
14개월 연속 하락. 이 숫자는 단순한 통계가 아닌, 청년 세대가 매일 겪는 좌절과 불안을 의미합니다. 이제는 청년 고용에 대한 전면적 재설계가 필요한 때입니다. 청년이 희망을 갖고 일할 수 있어야 대한민국 경제도 다시 뛸 수 있습니다.